[월요인터뷰] 취임 2주년 맞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올해 쌀 목표가격, 물가 상승률 감안해 20만원 이상 돼야"

입력 2018-04-15 19:18  

[ 이태훈 기자 ] 취임 2주년을 맞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65)은 “올해가 임기 중 가장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취임 일성으로 제시한 ‘2020년 농가소득 연 5000만원’ 달성에 올해가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5년마다 새로 매겨지는 쌀 목표가격도 올해 정해진다. 쌀 직불금을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목표가는 농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농협이 농민의 대표로서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농협 내부적으로는 올해를 경영혁신 원년으로 삼고 있다.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심층 경영진단을 하고 있다. 진단이 나오는 대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계열사는 과감히 구조조정한다는 게 김 회장의 계획이다. 김 회장은 “34개 계열사 중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이고 어떤 곳은 더 잘될 수 있는데 지원이 부족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6월 말까지 (구조조정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농협은행 등 금융 계열사의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지 진출을 매듭짓기 위해 인도 베트남을 다녀왔다. 2016년 3월 취임 후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김 회장을 15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만났다.

▷쌀값이 많이 올랐지만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산지 쌀값이 (80㎏ 기준으로) 17만원대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농가의 70~80%는 작년 수확기에 쌀을 이미 팔아버려 최근 몇 달간의 가격 상승이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물량을 풀어 가격을 떨어뜨려서는 안 됩니다. 상승한 가격이 올 수확기까지 이어져야 농가 소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떨어진 가격은 다시 잡기 힘들다는 점을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정부는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농가에 쌀 이외 작물을 심으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쌀값이 오르면 여기에 참여하는 농민이 줄지 않을까요.

“올해 정부는 쌀 생산조정제를 통해 벼 재배면적 5만㏊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실제 참여하겠다고 신청한 면적은 절반인 2만5000㏊ 정도입니다. 쌀값 상승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 합니다. 최소 10㏊ 이상 갖고 있는 대농(大農)들이 많이 참여해야 하는데 여러 작물을 심으면 작업 난도가 높아져 이들이 참여를 꺼립니다. 예를 들어 쌀을 심던 곳 일부에 콩을 심으면 콩 수확기계가 따로 있어야 합니다. 농협은 이런 점을 고려해 총체벼(고급 사료용 벼)를 대체 작물로 권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전국 농축협에 2800억원의 특별자금을 지원해 콩 재배 물량을 전량 수매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올해는 쌀 목표가격을 정하는 해입니다. 어느 정도가 합리적 목표가라고 생각합니까.

“정확한 분석은 해보지 않았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80㎏ 기준 20만원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쌀 목표가를 정할 때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겠다고 해서 기대가 큽니다. 지금은 18만8000원인데 농민의 40%가 쌀농사를 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가를 높여야 농민들의 최저소득이 보장됩니다.”

▷목표가를 올리면 그만큼 정부가 직불금으로 써야 하는 재정 부담도 커질 텐데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하지만 쌀농사 짓는 분들이 워낙 어려우니 그런 식으로라도 최저생계비 정도는 보전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당시 2020년까지 농가소득 연 5000만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농산물 가격 폭락 등이 없이 지금 상태로 가면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농협 추산으로는 작년 말 기준 농가소득이 3900만원 정도입니다. 쌀 감귤 사과 배 등에서 수익이 계속 잘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농가소득이 4300만원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내년에는 4600만원, 2020년이면 5000만원에 근접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게 가능해지려면 농산물 가격이 물가상승과 맞물려 같이 올라가줘야 합니다. 또 농지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 등을 지어 농외소득도 올려야 합니다. 농협도 농가가 태양광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영혁신을 위해 34개 계열사에 대해 외부 컨설팅을 맡겼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중간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떤 계열사는 자본잠식 상태이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성장이 후퇴하는 곳도 있습니다. 컨설팅 최종 결과가 나오면 없앨 곳은 없애려고 합니다. 반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데 연구비 등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곳은 적극적으로 투자해 회사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오는 6월 말 이전에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구조조정 등에 대한) 결론을 내도록 할 예정입니다.”

▷계열사들이 긴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경제지주 쪽에 비효율적인 곳이 많습니다. 그동안 내부적으로는 계열사 사장들에게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곳이 어디인지는 스스로 알고 있을 겁니다. ‘계열사 몇 퍼센트를 구조조정한다’ 이런 건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투자를 더 해서 키워야 할 계열사는 어디입니까.

“은행 증권 등은 더 적극적으로 돈을 벌어야 합니다. 성장 가능성을 놓고 보면 종자회사인 농우바이오가 유망합니다. 농우바이오에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적극 할 계획입니다. 농협이 2014년 이 회사를 인수했는데 컨설팅사는 더 잘나갈 수 있는 회사를 우리가 인수해 예상보다 성장을 못 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부문 사장과 경영 대표이사를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인도 베트남 등을 방문했는데, 성과가 있습니까.

“농협은행이 인도에 현지법인을 세우려고 공을 들인 지 3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진척이 더뎠습니다. 인도 방문 때 나렌드라 모디 총리, 아룬 자이틀리 재무부 장관 등을 만났습니다. 인도는 인구의 60%가 농민입니다. 농협은행이 진출하면 돈만 버는 게 아니라 한국의 앞선 농업기술 등도 전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도 측에서 상반기 중 진출할 수 있게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은행 진출 시 증권과 캐피탈도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찐딘중 부총리를 만나 농협은행 법인 설립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중고 농기계를 우리가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습니다. 베트남도 법인 설립이 어려운데 올해 안에 진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금융 이외 분야에서 해외 진출 계획은 있습니까.

“농우바이오와 중국의 농협인 궁샤오(供銷)합작총사가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은 지역 농협이 1100개인데 중국은 22만 개입니다. 두 회사가 합작하면 22만 개의 매장을 우리가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김병원 회장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016년 1월 회장 선거에서 당선됐을 때 농협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회장까지 올랐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김 회장은 1978년 고졸 직원으로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올해까지 40년을 농협에서 일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민선으로 전환된 뒤 첫 호남 출신 회장이 됐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 불필요한 관행부터 깨뜨렸다. 회장 출퇴근 시 등에 과도한 의전을 없애고 본사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전 직원에게 개방했다. ‘농심(農心)’을 제1의 경영철학으로 제시하고 취임 후 12차례에 걸쳐 임직원 대상 무박 2일 강연회를 개최했다. 주말에는 어김없이 전국 농촌을 돌아다니며 농업인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1953년 전남 나주 출생
△1974년 광주농고 졸업
△1999년 남평농협 조합장, 광주대 경영학과 졸업
△2004년 농협중앙회 이사
△2010년 전남대 농업경제학 박사
△2013년 NH무역 대표이사
△2015년 농협양곡 대표이사
△2016년 농협중앙회장

경영철학 담은 '위드하라' 출간
40년 농촌 현장경험 담아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지난달 《위드하라(Do With)》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농심(農心)’을 주제로 임직원 대상 강연 과정에서 틈틈이 정리해놓은 글을 엮은 책이다. 김 회장은 “뛰어난 한 명이 리드하는 것보다 여러 명이 공동 가치를 추구하는 위드(with)가 더 가치 있다는 의미에서 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책에는 지난 40년간 농촌 현장에서 얻은 경험이 자세히 녹아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상생’이 화두인데 공정함과 민주적 가치에서 탄생한 협동조합이야말로 상생 경영의 시초”라고 강조했다.

인세는 청년 농업인들에게 전액 기증할 예정이다. 청년 농업인 30명을 선발해 농업 관련 컨설팅을 해주고 국내외 견학도 시켜줄 계획이다. 김 회장은 “그러기 위해선 책이 많이 팔려야 하는데 국민들이 책을 잘 안 읽어 걱정”이라며 웃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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